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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후기 , 하늘 사회적비판 조정석 1. 재기의 상징, 하늘로 다시 날아오르다하늘을 향한 두 번째 비상, 영화 '파일럿' 리뷰: 실패와 도전, 그리고 통쾌한 반격의 기록한때 스타 파일럿이자 방송계에서도 얼굴을 알리며 승승장구하던 한 인물은 사소한 사건 하나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그의 몰락은 단순히 개인의 실수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 대중의 기대와 사회적 기준에 의해 철저히 배척당한 현대인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가 다시 하늘을 향해 비상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다소 기이하고 파격적입니다.여동생의 신분으로 조종사 복귀를 꾀한다는 설정은 얼핏 황당하게 들릴 수 있으나, 실제로 이 전개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변장이라는 코믹 요소를 통해 한국 사회의 고정관념, 특히 성별과 직업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고 있죠. 특히 항공업계처.. 2025. 4. 15.
인사이드 아웃 2 리뷰 , 사춘기 관계 감정 1. 사춘기의 문턱에서 만나는 새로운 감정들전작이 어린 시절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면, 이번 후속작은 사춘기라는 예민한 시기를 통과하는 청소년의 내면 풍경을 조명한다. 주인공 라일리는 이제 초등학생이 아닌 중학생, 즉 사회적 관계와 자아정체감에 대한 고민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진입한다. 이 변화에 맞춰 그녀의 머릿속 감정 본부도 새로운 멤버들을 맞이하게 된다.기존의 기쁨, 슬픔, 분노, 혐오, 두려움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에 더해, 이번 영화에서는 '불안', '당황', '부끄러움', '질투' 등의 감정이 새롭게 등장하며 이야기의 중심을 이룬다. 이는 사춘기에 겪게 되는 복잡한 감정 변화를 상징하며, 성장이라는 여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준다.감정들이 서로 충돌하고 협력하며 라일리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과.. 2025. 4. 15.
콘크리트 유토피아 리뷰 , 재난 심리학 은유 1. 재난 그 이후: 무너진 도시는 누구의 것인가?한순간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지진이라는 거대한 재난이 서울을 삼켜버린 직후,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제 생존을 위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이야기의 무대는 유일하게 멀쩡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 이곳은 곧 수많은 이들이 몰려드는 생존의 성지가 되며, 공간을 둘러싼 갈등의 시작점이 된다.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게 들여다본다.황궁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은 마치 축소된 사회처럼 작동한다. 입주민들은 외부인의 유입을 막기 위해 자경단을 조직하고, 스스로 질서를 만들며 생존을 도모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발적인 규율이 곧 폭력으로 이어지고, 약자와 외부인을 배제하는 구조는 파시즘을 떠올리게 한다. 관객은 마치 한 편.. 2025. 4. 1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3 , 로켓의과거 팀워크 비주얼 1. 로켓의 과거가 드러내는 마블 세계관의 새로운 깊이이번 작품의 핵심 감정선은 단연 로켓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전작들에서는 유쾌한 분위기와 날카로운 유머로 팀의 분위기를 잡아주던 그가, 이번에는 가장 심오하고 고통스러운 과거를 끌어안고 서사의 중심에 선다. 실험동물로 태어나 지성과 감정을 얻게 된 그의 삶은, 단순히 캐릭터의 배경을 넘어 관객들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생명은 누구의 소유인가?"로켓의 플래시백 장면은 생체 실험과 고통, 친구들과의 우정, 그리움과 상실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특히, 고등 진화론자라는 빌런을 통해 마블이 지닌 세계관의 윤리적 질문을 더욱 깊게 다룬다. 이는 기존의 영웅서사보다 한층 성숙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하며, 단순.. 2025. 4. 12.
더 퍼스트 슬램덩크 , 감성자극 송태섭 팀워크 1. 추억의 만화가 다시 살아나다: 세대 공감과 감성 자극1990년대 일본의 대표 만화 중 하나였던 '슬램덩크'는 농구라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청춘 드라마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당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한 세대를 관통한 청춘의 상징이 되었고, 원작의 감성을 품은 영화화는 수많은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극장판은 단순한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시점과 구성으로 기존 팬들과 새로운 관객들을 모두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이야기의 중심은 기존 TV판과 달리, 북산고의 포인트 가드인 송태섭의 시점에서 펼쳐진다. 이는 원작에서 깊이 다루지 않았던 캐릭터에게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새로운 몰입감을 선사한다. 주인공이 바뀌었음에도 전체적인 팀워크와 열정은 그대로 살아있다. 새로.. 2025. 4. 10.
영화 밀수 후기 , 생존 시너지 한국영화의 진화 1. 잊혀진 시대의 여인들, 물밑에서 피어난 생존의 이야기1970년대 후반,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경제 성장의 열풍 속에 휘말려 있을 무렵, 사람들의 시선 밖에서 바다를 무대로 생존을 이어가던 인물들이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살아내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런 이면의 역사, 특히 여성들의 삶을 조명한다.보통 범죄물에서 남성 캐릭터들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달랐다. 중심에는 두 명의 여성이 있다. 바닷속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 출신 여성들과,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조직과 범죄의 세계. 한때는 함께 물속을 누볐던 동료였지만, 각자의 생존 방식이 달라지며 친구는 적이 되고, 협력자는 경쟁자가 된다.이야기의 배경은 실제로도 밀수가 성행하던 시기의 부산 근해다. 당시.. 2025.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