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작과의 차이점 - ‘부산행’과 비교하며 살펴본 변화
한국 영화계에서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는 비교적 새로운 시도였다. 2016년 개봉한 ‘부산행’은 좀비 장르와 한국적인 정서를 결합하여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공개된 후속작은 전작과 여러 차이점을 보이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장르적 전환이다. ‘부산행’이 제한된 공간에서의 서스펜스를 극대화한 작품이라면, 이번 영화는 보다 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에 가깝다.
첫 번째 차이점은 스토리의 확장이다. ‘부산행’은 기차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그리며 감정적인 몰입감을 높였지만, 후속작은 전작의 사건 이후 4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하며 좀 더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했다. 황폐해진 도시와 폐허가 된 대한민국의 모습을 담아내며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이후의 현실을 그려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캐릭터의 변화다. ‘부산행’에서는 가족애와 인간 본성을 조명하는 인물 중심의 서사가 강했지만, 이번 작품은 생존과 탈출에 초점을 맞춘다. 전작의 주인공들은 철저히 민간인이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군사 훈련을 받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액션이 강조된다.
세 번째 차이점은 연출 방식이다. ‘부산행’은 실감 나는 좀비 연출과 긴박한 전개로 관객들을 몰입시켰지만, 이번 영화는 대규모 CG와 화려한 자동차 액션 장면을 내세운다. 이러한 변화는 스케일을 키웠다는 점에서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일부 관객들에게는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다.
2. 한국형 좀비 아포칼립스의 매력과 한계
한국 영화가 좀비 장르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러나 한국 특유의 정서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하면서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는 ‘한국형 좀비물’이라는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며 다양한 요소를 담아냈다.
먼저, 한국형 좀비 영화는 감정적인 몰입도가 강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구의 좀비 영화가 주로 생존과 폭력적인 장면에 집중한다면, 한국에서는 가족애, 희생, 인간애와 같은 정서적인 요소가 강조된다. 이번 영화에서도 폐허가 된 세계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려는 인물들의 희생과 용기가 주요한 서사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한국형 좀비 영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전작인 ‘부산행’이 계급 문제와 이기주의를 조명했다면, 이번 영화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 인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준다. 좀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으로 변한 인간들이라는 메시지가 강조되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의 어두운 면을 조명한다.
하지만 한국형 좀비 영화가 가진 한계도 있다. 먼저, 현실성과 개연성의 문제다. 전작이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면, 이번 영화는 광활한 배경을 활용하면서 일부 장면들이 다소 과장되거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카체이싱 장면이나 CG를 활용한 연출은 한국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시도이지만, 이질감을 느끼는 관객도 있었다.
또한, 신선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한다. 좀비 장르는 이미 해외에서 수많은 작품들이 제작되었기 때문에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기존 좀비 영화들의 익숙한 설정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어 참신함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3. 해외 반응과 흥행 성적 분석
이 영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작이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도 컸다. 특히, 아시아 시장과 유럽, 북미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해외 평론가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일부는 전작보다 액션과 스케일이 커지면서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좀비를 활용한 새로운 액션 장면과 대규모 전투 장면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시도였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캐릭터 서사와 감정적인 몰입도가 약해졌다는 점은 아쉬운 요소로 지적되었다. 전작이 강한 서사 구조와 감동적인 장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반면, 이번 영화는 액션에 집중하면서 감정선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일부 CG 연출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흥행 성적을 보면, 국내에서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개봉 초기에는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이후 관객들의 평가가 엇갈리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고, 북미와 유럽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전반적으로 이번 영화는 전작과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한국형 좀비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액션과 스케일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점은 긍정적인 시도였지만, 서사의 깊이나 감정적인 몰입도가 다소 약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향후 한국형 좀비 영화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점과 단점을 잘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